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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SUNDAY 2022년 7월 2일
최고 지식인 부부의 최고 피난처
우리 셋
양장 지음
윤지영 옮김
슈몽
『우리 셋』 은 중국의 작가 겸 번역가 양장 (楊絳·1911~2016)의 대표적 산문이다. 그의 남편은 장편 소설 『위성圍城·포위된 성)』으로유명한 중국의 대표적 현대 문학가 첸중수(錢鍾書·1910~1998) 전 칭화대 교수다.
‘중국 최고 지식인 부부’가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시절이던 1937년에 얻은 무남독녀 첸위안(錢瑗) 전 베이징사범대 영문과 교수는 1996년 척추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이듬해 첸중수 교수도 별세했다. 『우리 셋』 은 하나뿐인 딸을 잃고 남편마저 떠나 보내고 쓴 글이라 그 사연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저자에게 남편과 딸은 험난한 세상을 함께 살아내는 과정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자 피난처였다. 딸과 남편을 먼저 보낸 비통한 이야기를 앞쪽에 서술하고, 영국·프랑스 유학 시절과 귀국 이후의 가족이 함께 나눈 추억을 뒤에 배치함으로써 이를 읽는 독자의 힐링 효과가 극대화된다.
『우리 셋』은 2003년에 초판이 나오자 중국을 감동으로 적셨고, 영어판·독일어판으로도 소개됐다. 한국어판이 늦은 감은 있지만,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로 가족 해체를 우려하는 한국사회에 주는 울림이 작지 않을 것 같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